흥신소의뢰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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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여탐정 제25회 본격미스터리대상&quot소설 부문 후보​​[탐정사에서 일하는 여탐정 모리타 미도리는 타인의 본성을 밝히는 일에 집착하며 살아왔다. 어느덧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모리타는 가족들과의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려고 힘쓰는 한편, 의문이 생기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아이들과 관련된 여러 가지 미스터리에 휘말린다. 시계공이었던 아버지를 잃은 소년, 천리안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소년, 아버지를 죽일 계획을 짜는 아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기분 여탐정 나쁜 낙서 사건 등, 일상 속 수수께끼 뒤에 감춰진 진상이 모리타의 추리로 드러나게 되는데......]​​- 2024년에 나온 이쓰키 유의 소설 [그녀가 탐정이 아니었다면]을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천성적으로 다른 사람의 본성을 폭로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여탐정 주인공이 아이들과 얽힌 일상 속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 다섯 편을 수록한 연작 단편집이며, 올해 본격미스터리대상 소설 부문 후보로도 선정된 작품입니다. 2022년 출간된 소설의 여탐정 시리즈 후속작이라고 합니다만 전작 내용을 몰라도 읽는 데 지장 없고 (참고로 전작은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 단편을 수록한 단편집입니다.), 매년 그래왔듯이 본격미스터리대상 후보 결정 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쓰키 유는 데뷔작 [무지개를 기다리는 그녀]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작가로, 오래전에 읽었지만 꽤 좋은 소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덕분에 이 작가의 이름이 제 머릿속에 한 번에 각인되었죠. 다만 본격미스터리 작가라는 여탐정 인식은 솔직히 없었기 때문에 올해 본격미스터리대상 소식을 듣고 조금 의아하긴 했습니다. 표지만 보면 그냥 흔히 나오는 힐링물 일상 미스터리 작품인데 이 정도로 평가가 높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하고 반신반의하면서 읽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녀가 탐정이 아니었다면]은 아주 준수한 본격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추리 파트가 상당히 조밀하게 짜여 있으며 스토리도 흥미롭고, 무엇보다 '힐링물'이 아닙니다. 제 착각이었어요.​​ 주인공 '모리타 미도리'는 자기 여탐정 아버지가 사장으로 있는 탐정 에이전시에서 여성 의뢰인을 상대하는 부서를 이끄는 인물로, 두 아들의 어머니이자 뛰어난 추리력을 지닌 탐정입니다. 너무 추리력이 뛰어난 나머지 일상 속에서 사소한 의문이나 위화감이 생기면 그 정체를 파헤쳐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에, 스스로 적당히 하자고 마음먹으면서도 결국에는 사건 속으로 뛰어들고 맙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런 기질로 인해 가정생활에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항상 자신의 천성을 여탐정 억누르는 데 실패하고, 그 결과 상대방이 알고 싶지 않았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거나 때로는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평범한 나날을 보내길 원하지만 결국 자제하지 못하고 일상 속 수수께끼에 빠져들고 마는 명탐정 캐릭터', 혹시 어딘가 익숙하지 않습니까? 비슷한 설정을 가진 대표적인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가 하나 있죠.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가 쓴 '소시민 시리즈'라고.​​ 소시민 시리즈가 어떤 취향의 작품인지 익히 아는 독자라면, 여탐정 제가 앞서 이 소설이 힐링물이 아니라고 한 이유를 어렴풋이 짐작할 겁니다. [그녀가 탐정이 아니었다면]은 요네자와 호노부 소설을 떠올리는 매운맛이 어느 정도 가미된 소설입니다. 주인공 모리타의 추리가 (그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상대방의 미성숙한 태도 내지는 자기합리화를 산산조각 내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더욱이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미성년자 캐릭터를 핵심 인물로 내세우기 때문에 그 알싸한 감성이 배가 됩니다. 그러한 결말로 나아가는 여탐정 추리 파트의 전개도 퍽 재미있는데, 앞서 깔아두었던 스토리적 복선을 하나하나 되새기면서 사건의 구도를 완전히 뒤집고 '이래도 안 무너져? 이래도? 이래도?'하는 식으로 범인을 심리적으로 무너뜨리고 마는 묘사가 독합니다. 결말이 좋게 끝나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일상 미스터리치고 제 예상보다 훨씬 날카로운 단편집이었습니다. 큰 기대를 안 했는데 결과적으로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네요. 이렇게 되니 전작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점 -​#이쓰키유, #7쩜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