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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서울 10화 - 당신을 읽는 시간 : 언젠가 너를 읽어주는 좋은 사람들이 나타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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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5-07-1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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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짐 싼다. 잘 가라. 멀리 안 나갈께.

왜 미래가 아니라 박상영이 다른 부서로 이동하냐는 동방자들의 말에 "사실 이번에 유미래씨가 칠달 지사로 가기로 됐거든. 그래서 앙심을 품었는지... 날 또 성추행으로 고발했지 뭐야. 나 고생 좀 해줘...." 얌전히 입 처닫고 가라, 확!

그 때 출근한 미래 신들린 연기력으로 피해자 코스프레하고 있는 박상영을 보니 실소가 터진다. "풋..."

"웃어...?" 그런 미래를 보며 학을 떼는 직원들 근데...나 여기서 소신발언 좀 할께. 저기 저 남자 직원들은 그렇다 쳐. 여직원 두 사람은 적어도 미래 말은 들어보고 판단해야 되는 거 아니니? 딴 문제도 아니고 직장내 성추행 문젠데?

그러거나 말거나 이제 미래는 서운할 것도 억울할 것도 없음. 이미 고발은 했고 마음도 정했으니까 이런 미래가 걱정되어 찾아온 태이 "수연 선배 문제도 도와줄게요. 조그만 시간을 주세요."

화딱지가 나다가도 이 둘만 보면 그냥 마음이 사르르~~ 엄마한테 들키고 바로 서울로 올라온 미지 호수한테 혼나는 중 "너 어쩌려고 박상영 그 사람을 대놓고 패냐? 그러다가 일방폭행으로 고소 당하면 어?" "아니 그 자식이 우리 미래를....."

"근데 참 이상하지. 엄마 몰래 미래 역할 할 때는 그렇게 마음이 불편하더니 들키고 나니까 무슨 허락 받은 것 마냥 마음이 너무 편한 거 있지." "허락이 아니라, 확인받고 싶었던 거겠지." "확인?" "이제 니가 어머니 곁에 없어도 어머니 별 일 없으시다는 거, 그거 말야."

"그런가...?" 내가 미지한테 해주고 싶은 말도 그거다. 자식이 너무 부모 걱정만 해도 나중에 니 인생 후회한다. 그냥 살고 싶은대로 살어! 때 되면 떠나는 게 자식이지.

근데 미지 할머니는.... 미지가 떠난 뒤 통 밥을 안 드신다는... 그래서 요양보호사가 또 미지 엄마한테 전화를 하고

평소 같으면 미지한테 전화라도 했을 엄마 그런데 왠지 이제는 그러기 싫다.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하는 자신처럼 미지가 그렇게 사는 게 싫어졌기 때문이다. "야...너도 성장했구나?" 이런 미지 엄마를 보며 감탄하는 호수 엄마

아...여기가 바로 그 신문사구나? 일개 변호사가 던져주는대로 기사로 써서 막 뿌려주는? 그 날 신문 1면을 장식한 김로사 시인에 대한 충격적인 폭로 그녀의 인생이 어느 전과자에게 송두리째 뺏겼다며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아냈다.

이 모든 일의 총지휘자, 이충구 "대놓고 언론에 뿌리면 어쩌려고요?" "김로사 시인의 친아들이 있어요.
건물 명의를 그 아들로 바꾸어서 허락을 받으면 신사옥 업무에 차질 없을 겁니다." 설득할 수 없다면 약점을 잡아서 뺏어버리면 그 뿐 알고보면 법도 참 심플하다.

당장 그날부로 검찰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한다. -김로사씨 되시죠? 몇 가지 조사할 것이 있으니 속히 출두하셔서...- 덜컥 겁이 난 사장님은 당장 전화를 끊어버리지만 이미 시작된 수사를 사장님이 무슨 수로 당할까...

그 시각 다시 사내 감사팀에 고발 의사를 밝히는 미래 "조사하는 동안이라도 휴직을 하는게 어떨까요? 아무래도 성추행 사건 같은 경우에는 다른 직원들 보는 눈도 있고..."

"아뇨, 이번에는 그러지 않으려구요.
눈에서 사라지면 사람들은 믿지 않더라구요." 예전의 유미래, 아니거든!

그 부서 사람들이 차례차례 불려가 조사를 받고 "또라이 같은 거 하나 때매 이게 뭔 고생이야?" 일부러 다 들리게 큰 소리로 말하는 신팀장

"근데..정말 허위 사실 맞겠죠? 유선임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 보면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여직원들아, 그 생각이 이제야 들었니? 미래가 왕따 당한 세월이 얼만데? 자기도 똑같이 당이용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야지.

아, 깜짝아! ㅋㅋㅋㅋ 그 시각, 딸기밭 사장님 서울 출동!!!! 아니 1종 수동 트럭은 어디다 두고 웬 스포츠카??? "어이~동업자!!"

미래를 데리고 여러 가게를 돌며 맛있는 것도 먹고 차도 마시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근데 세진이 큰 회사를 운영했다더니 인맥이 엄청 넓음. 가는 곳마다 사장들이 다 아는 사람 "어머...지인분들이 다들 성공하셨네요? 대단하시다...."

"대단하긴요. 여기 사장들, 다 바닥부터 혼자 힘으로 올라온 애들이에요.
그러니까 다시 바닥을 쳐도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뭐 그런 믿음은 있겠죠?" 세진이 미래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그거였다.

마지막 코스로 천문대를 찾아간 두 사람 "지난 번에는 왜 그렇게 홀랑 사라졌어요?" "그러는 한세진씨는 미국 가신다면서요?" "그래도 동업자랑 말은 해보고 가야지..." 은근 미국에 다시 가고 싶긴 한 모양 "그럼 가셔야죠. 두손리에 계실 분 아니잖아요."

"미래씨도 나랑 같이 미국 가서 우리 계속 동업하면 안돼요?"

"네에?" 뭐여? 시방 이게 프러포즈여? 채용이여? 말이 동업이지, 미래가 무슨 투자금이 있어, 뭐가 있어? 정말 미래 미국 가는 거야?

그래도 엄마 생각 나서 요양원에 가보니 어느 새 왔는지 호수 엄마가 미지 할머니 시중을 들고 있다. "어..왔어? ㅎㅎㅎㅎ" "니가 여긴 왜?"

그런데 세상 좋은 미지 할머니가 실은 미지 엄마한테는 그리 좋은 엄마가 아니었단다. "난 단 한 번도 엄마 사랑 받아본 적 없어." "얘, 그건 나두 그렇거든!" 알고보니 두 사람, 공통점이 있었다. 엄마 사랑을 충만하게 받아보지 못한 결핍

하지만 그런 엄마라도 있을 때가 좋았는데... 막상 떠나보내고 나니 살아 생전에 전화라도 한 통 더 하고, 한 번 더 보러갈걸 후회만 남았던 호수 엄마가 미지 엄마를 다독인다. "니가 먼저 엄마한테 사랑을 드려. 그러면 되잖아..."

다 큰 자식이 있는 엄마지만 엄마 앞에서는 여전히 자라지 못한 소녀가 되어버리는 엄마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게 그리 어렵다. 왠지 저 마음도 이해는 간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다.

한편 김로사 시인에 대한 기사는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저게 무슨 말이야? 사장님이 왜...?" 두 사람은 일단 로사 사장님을 만나보기로 하는데

이미 사장님 가게 앞에서 이런 게 발견되고

그래도 적법하게 참견할 수 없다는 호수와 법적이고 나발이고 나는 참견해겠다는 미지가 의견충돌을 벌인다. 그런데 그 서류에 적힌 검사 이름이 왠지 익숙한 호수

알고보니 검사가 이충구 변호사 동기였다. "그렇게까지 하셔야겠어요? 그 사장님한테 남은 게 뭐가 있다고 꼭 그렇게까지!!!" 그래도 한때는 존경하는 선배였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고 정이 뚝 떨어지는 호수

"넌 그게 문제야. 그래서 최회장을 고발한 그 사람도 몰래 도와줬어? 가난하고 불쌍하면 뭐? 지은 죄가 사라져?"

그런데 갑자기... 호수 귀에서 삐이...하는 이명이 크게 들리더니 귀를 감싼다. 원래 호수 사고 후유증으로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데 나머지 한쪽도 청력이 완전하지가 않다.

미지와 함께 사장님을 찾아가 그간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두 사람 이야기의 시작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충구 변호사의 말처럼 식당을 운영하는 김로사 사장님의 원래 이름은 현상월이었다. 그리고 김로사라는 이름은 상월의 동료 두 사람은 고아였다.

하지만 초등학교를 나오고도 글을 못 읽는 자신과 달리 로사는 똑똑하고 감수성도 풍부해서 명문대에 입학했고 문학을 전공했다.

대학에 들어간 로사와 상월은 고아원을 나와 둘이서 자취를 시작했는데 로사의 대학교 동기들이 집으로 자주 찾아왔고

그 중에 차종수라는 놈이 로사에게 관심을 보였다. 로사는 시인으로서의 꿈을 펼치기 보다는 평범한 가정을 꾸리기를 더 원했다.

그런 로사에게 짐이 된 것만 같았던 상월은 그 길로 로사와 헤어져 서울로 올라왔다.

글을 몰랐던 상월이 할 수 있는 일은 막일 뿐이었는데 그 와중에 음식 솜씨가 있어 닭내장탕 가게에 들어가 그곳에서 요리를 배웠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한 복판에서 로사를 만났다. 언제나 반짝였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얼굴과 몸이 상처 투성이였다. 로사는 가정폭력의 피해자였고 임신중에도 허구헌 날 맞다보니 아기마저 온전치 않았다고 한다. 상월은 그 길로 로사를 데리고 도망쳤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남편놈이 찾아와 다짜고짜 로사를 때리고 그걸 발견한 상월이 로사 남편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옆에 있던 다리미로 남편의 머리를 내리친 로사 남편이 푹 하고 고꾸라졌고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 놀란 상월은 다리미를 뺏어들어 지문을 묻히고는 그놈을 죽인 건 로사가 아니라 자기라며 죄를 뒤집어썼다.

그렇게 몇 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나온 상월 출소했지만 전과자 신분이라 일 구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김로사라는 신분을 같이 공유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었고 얼마간의 돈이 모였을 때는 둘이 같이 식당을 하자며 꿈에 부풀었다.

그런데 왜 불행은 가장 행복한 순간에 찾아오는 걸까? 로사가 갑자기 배를 잡고 쓰러졌다. 병원에서는 위암이라며 남은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했다.

죽음을 목전에 둔 로사가 상월에게 매달렸다. "니가 내 이름으로 살아줘. 그래서 우리 아들을 지켜줘!"

그 길로 상월은 로사가 되었고 지금껏 로사로 살아왔고 로사의 아들을 보살펴 왔다. 그렇지만 사장님은 아직도 로사의 인생을 자신이 훔친 게 아닐까 하며 내내 자책해왔다.

그러면서 로사의 물건을 호수에게 건네는 상월 로사가 남긴 편지와 유언장이었다. 거기에는 분명히 자신의 의지로 모든 재산을 상월에게 넘긴다는 내용이 씌여져 있었다. 그러니까 로사의 재산을 상월이 강제로 갈취한 게 아니었고 명의를 양도 받은 그 식당 역시 합법적인 진행 방식에 따른 것이었다. 그 말인즉슨

댁이 졌소 ㅋㅋㅋㅋㅋㅋ 법조계, 언론계 인맥 다 동원해서 그 동안은 세상일이 아주 쉬웠지? 세상일을 자기 맘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얼마나 위험하고도 어리석은 것인줄도 모르고....

호수가 법적으로 따지는 사이 미지는 김로사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을 찾아가 일일이 탄원서를 받아냈다. 식당 한 번 안 찾아왔다는 장학생들도 탄원서는 순순히 써주었다.

그래서 결론은요? "기소유예래." "그게 뭔데? 승소한거야?" "그건 아니지만, 암튼 잘된거야!" "정말????"

자기 일도 아닌데 저렇게 좋아해주는 미지와 호수를 보면서 문득 로사가 생각났다.

"상월아..비록 나는 이렇게 떠나지만 언젠가 좋은 사람들이 나타나 너를 읽어주는 날이 올거야...."

로사 말이 맞았다.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정말로 그런 사람들이 나타났다. 저 두 사람, 왠지 로사가 보내준 사람이 아닐까? "내가 승소할 줄 알았어. 어젯밤에 내 꿈에 호랑이 한 마리가..." "승소가 아니라 기소유예..." "그게 그거지!!!"

자기 일도 아닌데 자기 일처럼 기뻐 케익이라도 사놓고 축하해주자는 미지 말에 얼른 케익을 사러 나간 호수 그런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반지? 반지가 누구야? 여자야?? 설마...반지 맞춰놓은 거야? 미지 주려고? 왜? 어머..나 심장 떨려!!!!

"여보세요?" 그 순간

"여보세요????" 갑자기 세상이 고요해졌다.

식당 앞의 풍경 소리도...

미지의 목소리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 미지야, 나 통화 좀 하고 올께...."

돌아서 나오는 호수 불안한 마음에 눈 앞이 아득하고 온 몸이 떨려왔다. 너무해! 너무하다고! 왜 하필? 지금 너무 행복한데! 막방 2회 남기고 무슨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작가님? 어쩐지 지난 회가 너무 달콤하다 했어. 이럴려고.... 아니야, 지금이 어떤 시댄데? 난 K-메디컬의 힘을 믿는다구! 고칠 수 있어. 다시 들을 수 있어! 그러니까 좌절하지 마, 호수야! 너 좌절하는 거 어떻게 또 보라고! 일부러 미지 밀어내고 그럴 거 불 보듯 뻔한데 나 그거 어떻게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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